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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알림

굿도 보고, 락도 듣고, 레게로 즐기고 국악으로 논다~

▶ [경기] 굿음악과 대중음악이 만나 제대로 한판 벌인다! <굿음악제>

글 : 박정호(경기문화재단 문예지원팀)



▲ 2012 굿음악제 포스터| 무박 2일로 시도하는 최초의 굿음악제
‘굿’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여러 사람이 모여 떠들썩하거나 신명나는 구경거리’라는 뜻도 함께 있음을 볼 수 있다. 막연하게 무당의 주술적인 의식으로만 생각되어지는 ‘굿’의 또 다른 모습이며, 그 넓은 품을 가늠케 해주는 말이다. 풍물과 탈춤, 소리판에도 ‘굿’이란 말을 붙여 풍물굿, 탈굿, 소리굿이라고 하는 것도 이해가 될 듯하다.
한국 전통예술의 원형이라고 일컬어지는 굿은 타 문화, 대중문화를 거부하지 않고 끝없이 수용하면서 변화, 발전해 온 당대의 대중예술이기도 하다. ‘굿’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만 걷어낸다면 굿은 동시대성을 갖는 무궁무진한 문화자원으로 전환될 수 있는 우리의 자산이다.
경기문화재단은 굿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요소에 주목하여 오는 9월 15일 남한산성에서 대규모의 굿음악제를 준비하고 있다. 전국 각지의 초등학생부터 일반 동호회에 이르기까지 5백여 명의 풍물패가 거대한 울림을 펼칠 ‘풍물굿 난장’, 한국을 대표하는 여러 지역의 굿음악과 다양한 대중음악이 함께 어울리는 무박2일의 ‘소리굿 난장’이 남한산성에서 펼쳐진다.

| 전 세대를 아우르는 ‘풍물굿 난장’
초·중·고·대학생 풍물패와 주부풍물패, 일반시민 풍물동호모임 40여 팀 5백여 명이 장단의 통일 없이 장장 5시간 동안 마음껏 치는 무형식의 풍물굿. 개인적으로도 참여가 가능하고, 관객들도 동참할 수 있는 열린 난장으로 준비되고 있다.
풍물난장과 당산굿, 문굿으로 진행하여 굿음악제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과 함께 소리굿 난장 중간에 여러 번 펼쳐질 ‘대동춤판’을 이끌어가는 연주자의 역할도 하게 된다.

| 굿도 보고 락도 듣고, 레게로 즐기고 국악으로 논다
풍물굿을 이어받아 15일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무박으로 소리굿 난장이 펼쳐진다. 끊임없이 변주하는 쇳소리와 장구소리, 구음이 듣는 사람을 몸서리치게 만드는 강릉단오굿을 시작으로 전라도의 섬 장산도에서 올라온 세습단골(진금순)이 장구 하나로 소리와 춤을 보여주며, 자정 즈음에는 황해도굿의 대감거리와 작두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새벽에는 경기굿패 산이가 경기도당굿 음악의 새로운 시도를 선보일 예정이다.

▲ 경기도당굿(왼쪽) / ▲ 수리수리마하수리(오른쪽)

대중음악인도 굿음악제에 함께 참여하게 된다. 음악평론가 강헌은 ‘어느 누구도 복제할 수 없는 보컬 하나만으로도 예술을 넘어 접신의 경지에 오른 씻김굿 보컬’로 한영애를 설명하고 있다. 한영애의 목소리에 한상원밴드의 연주가 어우러질 1시간이 내심 기대된다. 레게음악을 하고 있는 윈디시티는 굿음악제에서 새로운 음악을 발표한다. 자메이카의 굿판에서 레게가 탄생했고, 그래서 우리 굿음악을 공부하고 있다는 김반장. 어느 날 사무실에서 윈디시티의 음악을 검색하다 <모십니다>라는 곡을 듣고는 흥분을 가라앉히기가 힘들었다. 황해도굿과 레게가 만나 새로운 음악이 탄생한 것을 느낀 순간이다. 작은 변화일 수 있지만 굿음악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반가운 일인 것이다. 김반장의 새로운 음악에 많은 영감을 준 황해도굿과 윈디시티의 음악을 한 무대에서 음미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중동의 민속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수리수리마하수리는 월드뮤직의 범주에 들지만 ‘지구음악’이라고 자칭하고 있다. 신나는 집시음악과 함께 영적인 느낌을 줄 것이다. 어느 무대에서건 그들의 굿판을 만들어 내는 크라잉넛, 테크노와 소리꾼이 어울리는 색다른 무대도 준비되어 있다.

굿음악을 본질로 하고 있는 정통 시나위를 제대로 음미해볼 수 있으며, 피리와 호적이 장구와 배틀을 펼치는 호적시나위도 빠뜨릴 수 없는 소중한 무대이다. 밤새워 폭발시킨 흥분과 신명을 정가로 차분히 정화하면서 소리굿 난장은 마무리된다.

| 관객이 주체가 되는 놀이판
굿판을 경험한 외국인들이 놀라는 것 중의 하나가 어느 순간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관객이 무대에 뛰어들어 춤도 추고 함께 어울리면서 굿판의 일원이 되는 모습이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명확한 그들의 문화와는 다른 우리식의 놀이문화에 놀라워하면서 함께 참여하고 즐거워한다. 이러한 굿판의 모습을 굿음악제에서도 즐길 수 있다.
소리굿 난장에는 관객을 위한 대동춤판이 2~3시간 단위로 마련되어 있으며, 이들이 신명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도록 관객을 위한 무대도 준비되어 있다. 현장에서 한 번 경험해 보시길…

| 굿이 K-pop을 안고 K-culture로
10월 19일에는 남한산성 행궁에서 ‘놀이와 공연예술로서의 굿, 그리고 굿의 국제적 발현 - K-culture의 실체 형성에 기여할 방안’이란 주제로 학술판굿이 개최된다. 국악(김영동, 김현숙)과 연극(서연호, 이윤택 등), 대중음악(이동연, 강헌, 이소영, 김병오, 서정민갑, 김선국, 김반장), 민속학(강등학, 정병호 등), 콘텐츠(김기덕)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렉쳐콘서트도 병행할 계획인데 작곡가이자 프리재즈 연주자이기도 한 박재천과 미연이 한국음악과 프리재즈 간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 성과를 연주와 더불어 소개한다.

풍물굿 난장 : 2012. 9. 15(토) 13:00 ~ 18:00
소리굿 난장 : 2012. 9. 15(토) 19:00 ~ 16(일) 05:00
학술판굿 : 2012. 10. 19(금) 10:00 ~ 21:00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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